봄이 오면 길가에 노오란 민들레가 피어날 겁니다. 또 세월이 가면 노란잎을 떨구고
하얀 솜옷에 몸을 실어 생명을 이어가겠죠. 화려하지 않지만 제 속으론 아름다움을 키우는
민들레에 바치는 이해인님의 헌사에 귀 기울여 보세요. 좋은님들의 훈훈한 겨울을
기원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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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의 영토"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 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 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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