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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프트웨어 특허가 산업경쟁력

글쓴이 고동환 작성일 2015.08.03 15:06 조회수 1945 추천 0

한동수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

소프트웨어(SW)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SW 접목이 필요한 각종 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그렇고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발표된 한국이 가지고 있는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 8개에 SW는 전무하고 모두 하드웨어(HW)였다.

SW의 중요성을 영토에 비유해 해석한 흥미로운 조사도 있다. 과거 로마제국은 전 세계 영토의 3.6%를 지배했고, 해가 지지 않는다는 대영제국은 전 세계 영토의 23.6%를 지배했다. 그러나 구글은 현재 전 세계 영토의 54.7%를 SW를 통해 지배하고 있다. 인류사에 없던 엄청난 SW제국이 만들어진 셈이다.

SW의 영향력은 정보기술(IT) 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자동차, 가전제품의 개발원가에서 SW와 관련된 부품 비중은 이미 50%를 넘어섰고, 뉴스위크에선 `모든 기업은 SW 기업`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로봇, 상업용 드론 등 미래 블루오션 분야에서도 SW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SW의 경쟁력은 SW 특허와 직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연유로 선진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SW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2012년 IBM은 이 회사 전체 특허의 44%에 달하는 약 3000건의 미국 SW 특허를 취득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애플 등 IT 기업들도 SW 특허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에는 SW 기술 보호가 기업의 흥망과 직결되며, 특허권이야말로 SW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판단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각국 정부도 특허를 통해 자국 SW 기술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특허로 등록된 SW 기술에 대해 제3자는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는 해당 기술을 이용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판매할 수도 없도록 강제하고 있다. 합리적이면서도 당연한 수준의 보호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우리 SW 특허는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현행 국내 특허법은 타인의 SW 특허를 구현한 프로그램을 무단으로 만들어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면 특허 침해 여부가 불명확하게 제정돼 있기 때문이다. 애써 SW 기술에 대해 특허 등록을 했어도 누군가가 내 SW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CD와 같은 저장 매체가 아닌 온라인으로 배포하면 침해를 묻기 어렵다. 대부분의 SW가 온라인으로 전송되는 시대지만 제도는 아직도 오프라인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지난해 10월 SW 특허를 구현한 프로그램의 온라인 전송도 특허로 보호됨을 명확히 하려는 특허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시의적절하다.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기술 개발이 활성화되고, 기술 개발에 걸맞은 정당한 보호가 있어야 기업과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 구글이 세계 2위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페이지랭크 특허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새로운 SW 특허 개정안에 대한 반대도 없지 않을 것이다. 권리 범위가 모호해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는 SW 특허의 보호 대상을 확대하면 영세 SW 기업들이 특허 소송에 시달린다는 우려가 있다. 특허로 보호받을 가치가 없는 기술에 특허를 부여하면 분쟁이 늘어나고, 특허관리전문회사(NPE·Non-Practicing Entities) 소송에 악용되는 등의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개정안의 목적이 SW 특허의 보호 대상 확대가 아닌 SW 특허를 CD로 배포해도 특허 침해, 온라인으로 배포해도 특허 침해라는 것을 명확히 하려는 것을 이해하면 해소되는 우려다. 또 무분별한 SW 특허 등록은 특허청에서 우수한 SW 특허 심사관을 양성해 해결할 문제로, 특허 심사 단계의 문제다.

국내 SW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SW 분야 종사자의 노력과 더불어 SW 기?야 한다.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SW 기술을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은 SW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지금은 HW보다 SW가 더 중요한 시대다. 모두 힘을 모아 SW 기술 보호와 산업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지혜를 모으고 움직일 시점이다.
 

출처: http://news.mk.co.kr/column/view.php?year=2015&no=736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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