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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미래다

글쓴이 고동환 작성일 2015.07.19 21:13 조회수 1949 추천 0

인문학이 미래다

 

[염홍철의 월요편지⑭]배재대 석좌교수

 

작년 여름,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어느 행사장에서 대통령과 전국 시도지사와의 간단한 다과회가 있었습니다. 그때 대통령께서 ‘인문학 발전’을 강조하셔서 저는 마음속으로 상당히 고무되었습니다. “문화융성은 물론 창조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인문학 발전이 필요하다’는 그때 ‘대통령 말씀’처럼 하루빨리 위기에 처해있는 인문학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대안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문학의 열풍은 대학에서부터 불어야 하고, 이는 기업의 인재채용 원칙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많은 대학에서 인문학관련 전공을 통폐합하거나 폐과시키고 있는데, 이는 인문학 전공자의 취업이 제한적이라는 데 원인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취업이 안 되니까 인문학 전공을 기피하고, 결국 대학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합니다. 따라서 대학은 궁여지책으로 인문학 전공을 축소시키고 있는 실정이지요. 인문학이 배제된 대학교육은 고등학교의 연장선상에서 암기위주의 교육방법을 탈피할 수 없게 하므로 결과적으로 대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초래할 것입니다.

최근 출판계에서 인문학 서적의 출간이 급격하게 늘고 베스트셀러 상위권도 인문학 분야가 차지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현상입니다. 여기에는 스티브 잡스의 영향이 컸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은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서 탄생’했고 자연히 다수의 기업이 인문학을 통한 애플의 성공비결을 배우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인문학 전도사인 이지성 씨가 지적한대로 단순히 “잡스가 인문학에서 영감을 얻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대박을 쳤으니 우리도 인문학을 하자”는 것이지 잡스나 빌 게이츠가 실천한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결합이 무엇인지, 잡스의 디자인철학인 ‘심플’은 무엇이고 어디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접근한 것이 아니었던 듯싶습니다.

인문학과 과학기술을 결합시키기 위해서는 인문학자나 인문학 전공자들을 기업에 끌어들어야 합니다. 실제로 1980년대 초반부터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등 미국의 대표적 컴퓨터 기업에서는 인문학자들이 과학기술자들과 함께 핵심 기술을 개발하였고, 특히 인공지능 및 컴퓨터 탄생의 주역들이 인문학자들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업들처럼 입사시험에서부터 인문학 전공자를 배제한다면 기업에서 ‘창작 원칙’이 발현될 수 없고, 이는 취업 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져 대학에서 인문학이 활성화될 수 없는 토양을 만들고 말 것입니다.

인문학 발전을 통한 대학교육의 변화가 전제되어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평소 경영이나 자기계발에 관한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인문학적 요소를 접목시켰고, 컴퓨터도 기계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예술품을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문학에서 부(富)의 이미지를 찾을 수 없다고 여기는 듯하나, 오히려 현대의 부는 예술가나 인문학적 영감을 통해서만 미래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고전의 사자성어를 몇 개 외우고 그것을 좌우명으로 삼는 것은 인문학 강화가 아닙니다.

인문학 교육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시카고대학은 1929년부터 로버트 허친스 총장이 인문고전 100권을 정독한 학생을 졸업시키는 이른바 ‘시카고 플랜’을 시행한 뒤, 1929년에서 2010년까지 노벨상 수상자 81명을 배출해 노벨상 왕국이란 칭호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기업·대학은 겉치레식 정squo; 즉 ‘끝까지 파고드는’ 자세를 가져, 이 땅에서 ‘인문학 중흥’이라는 ‘대통령 말씀’이 하루빨리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처: http://www.cc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91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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