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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특허, `상생 경제` 밑거름 되려면

글쓴이 고동환 작성일 2015.05.20 20:58 조회수 1797 추천 1

특허는 일종의 독점적 재산권을 부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언뜻 상생이라는 단어와는 잘 어울리지 않을 듯싶다. 그러나 특허제도의 본래 취지는 발명을 보호, 장려하고 그 이용을 촉진하여 산업발전에 이바지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체가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이익을 누리도록 한다는 데 있다. Patent(특허)의 어원을 살펴보더라도 14세기 영국에서 국왕이 특허권을 부여할 때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개봉된 상태로 수여된 것으로부터 특허증서를 개봉된 문서(Letters Patent)로 일컬어 온 것에 기인하여 'Open'이라는 뜻을 가진 Patent가 특허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게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특허가 상생의 개념과 굳이 어울리지 못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런 입법목적과 관련돼 특허법은 특허권의 행사에 있어서 특허권자가 제3자에게 자유로이 실시권을 허락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실제 산업현장에서도 특허권자는 다양한 형태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하여 제3자에게 일정한 대가를 받고 특허기술을 실시하도록 허락하고 있다.

한편 이런 특허권의 일반적인 행사 유형과는 달리 특허권자가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제3자에게 특허권을 실시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 도요타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및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와 관련된 5600여 건의 특허를 2020년까지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선언한 것이 좋은 예다. 비록 그 배경에는 더 많은 자동차관련 업체들과 수소 생산 공급 업체들이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 및 관련 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라는 전략적 고려가 깔려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특허협력을 통하여 해당 업체들 서로가 동반 성장하는 체제를 마련하고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도 자사의 특허기술을 전부 공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위 두 가지 경우와 유사하면서도 더욱 폭넓게 특허개방이 이루어진 사례를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올해 2월에 출범한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바로 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친환경 에너지 등을 주요분야로 하여 설립된 이 혁신센터는 대기업 등이 제공한 특허포트폴리오를 활용하여 특허를 대규모로 개방하거나 유망 중소 벤처기업에게 관련 특허권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특허서비스를 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의 확대를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LG그룹의 여러 계열사 등이 개방한 총 5만2000여 건의 특허가 포함되며, 필자가 속한 LG화학에서도 특허개방과 더불어 이미 두 곳의 중소기업에게는 전략제품의 개발과 생산에 필수적인 특허권을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특허개방을 통하여 사업확대를 모색하는 중소 벤처기업으로서는 합리적인 조건으로 필요한 특허를 제공받아 제품개발이나 회피설계 등에 소요되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단기간에 시장경쟁력을 갖춘 제품의 출시로도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시너지의 확산과 선순환을 토대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모두가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허제도가 특허권의 배타성을 본질로 하지만 그 진정한 가치는 사회 전체적으로 과학기술과 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사회경제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이 중요시되는 현 상황에서 특허권의 개방을 통한 상생협력의 확산은 특허권의 잠재적 가치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준다. 특허제도가 특허라는 독점적 권리로 쌓아올린 장벽이 되기보다는 서로가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감싸안는 울타리로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다른 기업들도 이러한 특허권 개방을 통한 상생협력의 확대에 동참하는 것을 적극 고려해 봄이 어떨까 싶?(상무)

 

출처: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50521021022517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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