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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경쟁하지 말고 `특허`로 독점하라

글쓴이 고동환 작성일 2015.05.13 21:28 조회수 1762 추천 1

물을 정복하기 위한 인류 최초의 창작물은 기원전 7500여 년경의 세로로 길게 자른 통나무의 속을 비운 카누였다. 이후 노를 개발하여 사람의 힘으로 배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돛을 발명하면서 바람을 이용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인류의 수상장악력은 증기선이 출현하면서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흔히 증기선의 발명은 미국의 로버트 풀턴의 업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증기선을 최초로 발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젊은 귀족인 주프루아 다방 후작이었다. 그는 와트의 증기기관을 분석하고 이를 선박의 추진력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해, 1783년 증기선 '피로스파크'호로 사온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15분간 항해했다. 그러나 파리의 왕립 과학 아카데미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불행히도 후작은 특허를 받지는 못했다.

'피로스파크'호의 최초 운항이 성공했을 때 후작의 기쁨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컸을 것이다. 그러나 특허를 받지 못한 후작은 가난에 시달리다가 결국 콜레라로 쓸쓸히 사망했다. 오히려 증기선의 열매는 증기선 운항의 독점권을 확보하여 상업적으로 성공한 풀턴의 것이 됐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이를 독점화한다면 이는 당연히 이익으로 이어진다. 독점기업은 경쟁자가 없으므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고 생존의 위협을 받지 않고 장기적으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실리콘 밸리의 성공한 벤처 중 하나인 온라인 결제시스템 페이팔(paypal)의 CEO였던 피터 틸은 성공한 창업이 되기 위해서는 제로 투 원(zero to one), 즉 0에서 1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모형을 모방하고 이미 존재하는 것과 경쟁하여 1에서 n이 되지 말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1이 되어 독점하라고 충고한다.

현대사회에서 창조에 따른 합법적인 독점은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의 확보를 통해 이루어진다. 0에서 1이 되었을 때, 일정 기간 독점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특허는 1을 유지하며 그 이익을 향유하게 해준다.

최근 세계 조선업계는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을 중심으로 고효율·고부가가치 선, 조선기술에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친환경 스마트 선박 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의 조선 강국으로 입지를 굳혀 왔으나, 최근 중국 등의 추격이 거세다. 세계 1위의 입지를 지속적으로 수성하기 위해서는 핵심·원천 기술의 개발 및 이를 특허로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다행히 우리 조선해양업계는 대형 조선 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고, 이를 보호하기 위해 연간 약 500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매일같이 하루 약 14건의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 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대학의 특허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약한 편이다. 치열한 기술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특허 마인드를 갖춘 인재가 현장에 적시 공급되어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한조선학회와 특허청이 공동으로 '2015 캠퍼스 조선해양 발명·특허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조선해양분야에 특화된 맞춤형 특허교육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특허명세서를 실제 작성해 볼 수 있도록 하여 대학(원)생들의 특허 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 원천 기술 개발에 덧붙여 특허 마인드 고취를 위해 전국의 조선해양공학 분야 대학이 참여하는 뜻깊은 행사인 것이다.

다가오는 5월 19일은 발명의 날이다. 특히 올해는 발명의 날이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인력과 풍력의 한계를 뛰어넘어 증기선이라는 혁신을 이룬 것처럼 인류의 진보는 창의성을 발휘한 뛰어난 발명으로부터 이루어져 왔다. 특히, 국제경쟁이 치열한 조선해양분야에서 이러한 발명을 기반으로 한 특허획득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특허'로 독점함으로써 우리나라가 조선해양강국으로 더욱 명성을 떨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신종계 대한조선학회장 

 

출처: http://www.dt.co.kr/contents.html?article_no=201505140210225160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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