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3년 전 당했던 특허괴물에게 또 다시 물렸다. 특히 이번 소송에선 그 때보다 배상금 액수가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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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3일(현지 시각) 특허 지주회사인 버넷엑스가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6억2천560만 달러 배상 평결을 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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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번에 부과받은 배상금 액수는 1차 소송을 통해 삼성으로부터 받았던 액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준이다. 애플은 지난 해 12월 삼성으로부터 5억4천800만 달러를 받았다.
![애플에 6억 달러를 웃도는 배상금을 안긴 버넷엑스의 특허 기술 중 하나. (사진=버넷엑스)](http://image.zdnet.co.kr/2016/02/04/sini_cAKMOw8bAyFMZEk.jpg)
애플에 6억 달러를 웃도는 배상금을 안긴 버넷엑스의 특허 기술 중 하나. (사진=버넷엑스)
■ 2012년 소송 시작…항소심 갔다가 파기 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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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송은 지난 2012년 11월 배심원 평결이 나온 소송의 파기 환송심이다. 당시 소송에서 버넷엑스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 있는 주문형 가상사설망(VPN)과 페이스타임 기술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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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들 역시 버넷엑스 주장을 받아들여 애플에 3억6천820만 달러 배상 평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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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송은 1년 8개월 뒤 열린 항소심에서 살짝 뒤집혔다. 특허 전문인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014년 7월 1심 법원이 버넷엑스 주문형 VPN 특허를 일부 잘못 이해했다면서 파기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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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시 항소법원은 버넷엑스 특허권은 유효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이번에 열린 파기 환송심에선 특허 침해한 애플의 배상금을 다시 산정하는 작업을 하게 됐다.
![애플과 버넷엑스간 소송이 열린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사진=텍사스법원)](http://image.zdnet.co.kr/2016/02/04/sini_RIALq99axuP3H4E.jpg)
애플과 버넷엑스간 소송이 열린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사진=텍사스법원)
배심원들은 이번 소송에서 2012년 3억6천820만 달러였던 배상금은 3억3천490만 달러로 소폭 경감했다. 이 금액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에 출시된 iOS3에서 6버전이 깔린 제품과 관련된 배상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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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넷엑스는 파기 환송심에선 소송 규모를 더 키웠다. 2013년부터 제품에 깔려 있는 주문형 VPN과 페이스타임 기능까지 문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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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동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부 버넷엑스 손을 들어주면서 2억9천70만 달러 배상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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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한 차례 항소법원까지 다녀왔던 이번 소송에서? 크게 늘어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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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송심선 2013년 이후 제품까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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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쟁점이 된 버넷엑스 특허권은 도메인 네임 서비스(DNS)를 이용해 VPN을 구축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 이를 통해 웹 사이트 이용자들이 고객들과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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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주문형 VPN과 페이스타임 기능을 구현하면서 자신들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버넷엑스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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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핵심 쟁점은 135 특허권이었다. 이 특허권은 특정 컴퓨터의 IP 주소를 활용해 다른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주문형 VPN 기능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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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버넷엑스의 151 특허권도 중요한 무기로 작용했다. 이 특허는 iOS 기기에 깔려 있는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특정 도메인에 접속할 때 ‘안전한 보안 채널’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포괄하는 것으로 판결됐다.
![버넷엑스 특허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결된 아이폰 페이스타임 기능.](http://image.zdnet.co.kr/2012/07/18/pGL56lu7Np2XYjIR1C6G.jpg)
버넷엑스 특허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결된 아이폰 페이스타임 기능.
애플은 주문형 VPN 공방에선 접속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넷엑스 특허권은 VPN 접속 때 안전한 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인 반면 자신들의 주문형 VPN 서비스는 안전 여부와 상관 없이 연결해주는 쪽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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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페이스타임 기능은 버넷엑스의 504, 211 두 특허권과 맞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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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방에서 애플은 페이스타임이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는 대신 네트워크 주소전송(NAT) 라우터를 사용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직접 연결하는 버넷엑스 특허와는 다른 방식이란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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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부분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애플은 2014년 항소심 이후 추가로 제기된 네 개 쟁점까지 모두 패소하면서 6억 달러를 웃도는 거액의 배상금을 떠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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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넷엑스, MS에도 2억달러 배상금 받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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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거액 배상금을 안겨준 버넷엑스는 SAIC 출신들이 설립한 기업이다. SAIC는 한 때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납품하기도 했던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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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슈가 됐던 특허권도 CIA 납품 당시 사용했던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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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버넷엑스는 이 기술로 제품을 만들지 않은 채 주로 특허 소송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 2010년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2억달러를 받아내기도 했다.
출처 : ZDNET Korea, 김익현기자
URL : http://www.zdnet.co.kr/news/news_view.asp?artice_id=20160204093317&type=det&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