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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와 ‘우향우’ 정신 (문화일보 12월 8일)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06.12.13 00:00 조회수 2271 추천 0 스크랩 0
머리카락 한 올을 빛이 통과하는 시간은 1000조분의 1초라고 한 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물이 전기분해에 의해 산소와 수소로 분 리되는 과정 역시 1000조분의 1초로 계산해 냈으나, 실제로 그 구체적 분리 과정을 관찰한 사람은 세계에 아무도 없다. 워낙 짧은 찰나여서 현재의 어떤 첨단 기기로도 관찰이 불가능하 기 때문이다. 그런데 ‘빛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포항공대의 포 항가속기연구소에 2011년까지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완공되면 그 찰나의 움직임도 관찰할 수 있다. 현재의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생산하는 빛만 해도 태양광보다 10억배 더 밝아 첨단 과학의 연구와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나, 제4세대는 그보다 10억배 더 밝은 빛을 생산해 의학·화 학·물리학 등 과학 전반에 혁명적 연구 결과가 쏟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 결과로 산업 발전과 인류의 생활에 전혀 새로운 지평이 열리 고, 과학 분야 노벨상도 그 연구자들이 상당 기간 독차지하리라 고 한다. 반도체보다 훨씬 큰 부가가치 창출이 기대되기 때문에 미국 2008년, 일본 2010년, 독일 2012년 등 선진국마다 설정한 완공 목표를 앞당기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는 것이다. 그 ‘빛 공장’이 상징하듯이 한국 최고 수준 너머의 세계 최고 수준을 지향하며 세계와 경쟁하고 있는 포항공대는 교육정책 당 국을 비롯한 각계에서 각별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 3일로 개교 2 0주년을 맞이해 그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고 당초부터 지방에 터 를 잡았음에도 한국 최고 수준의 연구중심 이공계대학으로 확고 한 위상을 굳힌 것부터 그렇다. 그 요인에는 재단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포함해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 특히 고(故) 김호길 초대 총장에 이어 현 박찬모 총장이 강조하고 있는 ‘0.1%’ 정신, 설립 이사장인 박 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당부해온 ‘우향우’ 정신 등은 더없이 중요한 밑거름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총장은 대학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화해야 하고 글로벌 이미 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인식한다. 포항공대의 약칭을 포스텍(POST ECH)으로 정해 최근 이미지 통합작업을 마친 것도 그 때문이다. ‘0.1%’ 정신도 그 의지의 표현이다. 전국에서 1% 안에 드는 우 수 학생을 선발해 0.1% 안에 드는 과학인재로 길러내겠다는 것?甄? 그래서 학생과 교수들에게 국내는 물론 세계 속의 경쟁에서 까지 될 수 있는 한 0.1% 안에 들기를 요청한다. 박 총장이 현재 학부 25%, 대학원 35% 수준인 영어 강의 과목을 더 확대해 2010년까지는 모든 수업을 100% 영어로만 강의하도록 하겠다는 것도 지난 4월10일 공식 선포한 ‘포스텍 비전 2020’ 을 실현시키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2000년에 전면 도입한 교수 연봉제에 덧붙여 현재 교수 간에 최 대 7배인 성과급 차이를 더 확대해 내년부터는 최대 9배에 이르 게 한다는 것도 그렇다. 포스텍이 2020년까지 세계 20위권에 드 는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하려면 교수들 역시 국제 경쟁력을 갖 추기 위해 치열한 연구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 0.1% 정신이 박 명예회장의 포스텍 설립 이념과 목표를 그대 로 이어받은 것임은 물론이다. ‘제철 보국(報國)’을 바탕으로 한 ‘교육 보국’을 위해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이 설립한 포 스텍은 그 모델인 미국의 칼텍(CALTECH), 곧 캘리포니아공과대와 어깨를 겨루는 세계 최고가 돼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일관된 당부였다고 한다. 허허벌판에 포항제철을 설립할 당시 박 회장은 어려움을 극복하 고 성공하지 못하면 국가에 죄를 짓는 일이라며 전원이 공장 입 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나가 바다에 빠져 죽는다는 각오로 일하 자고 독려한 일화가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온다. 오늘의 ‘포스코 신화’를 이루기까지 더없이 큰 정신적 밑거름 으로 작용해온 그 ‘우향우’ 정신은 포스텍에도 그대로 적용돼 왔다고 한다. 일류가 아니면 개인도, 대학도, 국가도 제대로 살아남기 어려울 만큼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에 대학을 포함한 각 분야에 절실한 것이 자율과 경쟁의 가치에 바탕을 둔 ‘우향우’정신과 ‘0.1%’ 정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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