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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혁신 4년, 나는 이렇게 평가한다 (국정브리핑 10월 30일)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06.11.01 00:00 조회수 2149 추천 0 스크랩 0
몇 주 전에 모 중앙부처 혁신BP사례 발표회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가벼운 기분으로 나갔는데 가서 보니까 심사위원장이라는 무거운 직함이 내 앞에 놓여져 있어 다소 긴장된 기분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하고 흥겨운 분위기 속에서 축제의 장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10편정도 발표된 사례가 하나같이 참신하고 우수한 혁신사례들이어서 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리 점수 차이를 주려고 해도 1등에서 10등 사이가 근소한 차이밖에 나지 않아 심사위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동안 바쁜 시간을 쪼개어 정부혁신평가위원으로 활동하느라 솔직히 고생도 많이 했는데, 이번 행사를 참관하면서 그러한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았구나하는 자긍심이 생겼다. 그날 느낀 소감을 바탕으로 평소 참여정부혁신에 대해 생각한 바를 몇 가지 적어본다. 먼저 이번 혁신BP사례 발표회에서는 고객지향적인 혁신사례가 많았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다. 혁신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행정서비스의 최종 수혜자인 국민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있다고 볼 때, 이것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도기적 현상이기는 하겠지만 일부에서는 최근 정부혁신으로 오히려 국민들이 더 불편해졌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아마도 이것은 목적의식 없이 혁신을 추진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혁신을 추진하다보면 간혹 목적은 온데간데없고 방법론만 무성해 왜 혁신을 하는지를 잊은 채 혁신을 위한 혁신의 늪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심사위원을 곤혹스럽게 한 혁신 발표회 이러한 예는 지금까지 많은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균형성과관리시스템(BSC) 구축, 팀제로의 조직개편 등과 같은 혁신과제 수행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이러한 혁신과제들은 본연의 업무혁신이라기 보다는 부서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반혁신에 가깝다. 그런데 많은 부처에서 이러한 기반혁신에 함몰되어 정작 그 부처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여서 수행해야 할 정책서비스 개발을 소홀히 하여 여론의 몰매를 받는 경우를 종종 목격했다. 이런 면에서 모든 혁신은 궁극적으로 그 부처의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둘째는 업무와 혁신의 혁업일치(革業一致)현상이다. 지금까지 정부혁신이 부서 자체의 필요성에 의해 시작되었다기보다는 외부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 추진되다 보니 초기에는 다소 ‘일 따로 혁신 따로’ 경향이 있었고, 그러다보니 보여주기 위한 혁신을 한다거나 또는 혁신피로감이 생기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혁신BP사례는 대부분 본연의 업무 속에서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있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곧 혁신을 잘하는 것이고, 혁신을 잘하는 것이 곧 일을 잘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일과 혁신이 일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평소 혁신이 어렵고 피곤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을 너무 거창한 담론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왔다. 처음부터 혁신을 거창한 프로젝트로 인식하기보다는 일을 쉽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관의 자연스러운 변혁적인 활동으로 인식시켜주면 혁신으로 인한 피로감과 부작용은 상당부분 사라질 것이다. 셋째는 부서업무 특성에 맞는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부서가 처한 상황과 여건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획일적으로 혁신을 추진하다 보니까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혁신에 몰입하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사례발표에서 보여준 혁신BP사례는 하나같이 부서의 특성을 살리는, 부서의 수준에 적합한 혁신사례들이 많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공무원사회의 큰 한계 중의 하나가 일을 너무 단기간에 다 하려고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좋은 제도나 시스템이 있으면 그것이 그 기관에 적합한지 여부를 크게 따지지 않고 너도 나도 벤치마킹하여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경향이 있다. 매년 평가를 받아야 하는 부서의 입장에서 부서의 여건에 맞는 혁신과제만을 골라서 한다는 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소신을 갖고 부서 여건에 맞는 혁신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길게 보면 더 빠른 길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제 국민도 혁신의 성과 체감하게 될 것 넷째는 성과지향적인 혁신사례가 많았다는 점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산출을 내는 사례는 물론 상당한 수준의 생력화(省力化)와 예산절감을 가져오는 성공사례도 많았다. 지금까지 많은 부처에서 경쟁적으로 혁신을 해 왔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혁신체감도가 여전히 높지 않은 것은 가시적인 성과창출형 혁신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성과시스템의 구축, 팀제로의 개편, 학습조직화 등과 같은 기반혁신을 바탕으로 이제는 본연의 업무에서 본격적인 혁신이 일어나고 동시에 가시적인 성과도 도출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혁신은 몇 가지 면에서 아쉬운 점도 발견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혁신사례가 일회성으로 그치기 쉬운 단발성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혁신이 체계적으로 시스템적으로 일어나야 혁신의 파급성이 커지고 지속성이 생기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즉 전반기에는 무엇을 하고 후반기에는 무엇을 하고, 내년에는 무엇을 바꾼다든지 하는 연계성과 체계성이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을 일시에 다 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혁신에 대한 강한 의욕과 경쟁적인 혁신과제 발굴의 결과이겠거니 하고 가볍게 돌릴 수도 있지만, 한편 생각하면 전반적인 혁신을 주도하고 이끄는 컨트롤 타워에서 부서장의 임기를 뛰어넘는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 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과거에 수행한 혁신과제가 일회성으로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공통과제이든 부처고유과제이든 혁신과제를 계속 승화 발전시키고 내재화시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팀제를 구축했든지, 성과시스템을 구축하면 이것으로 끝이 아니고 이것을 계속 유지보완하고 내재화시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데 그러한 후속 노력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 항상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혁신과제 평가상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참여정부의 정부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핵심쟁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년간 공무원들과 일하면서 참으로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개인적으로 매우 우수하여 짧은 기간에 많은 과제를 수행하고 그럴듯한 성과를 도출해 내는 데는 선수들이지만, 이것들이 내부적으로 공유되고 후임자들에게 연계되어 업무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갖는 데는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지금까지의 혁신이 부서의 비전과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일을 버려야 한다는 면에서 행정부서에 전략적 사고를 심어주었다는 면에서 큰 기여를 하였지만, 아직도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는 듯 하다. 정부기관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성과측정이 명확하지 않은 기관에서 는 업무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쉽게 노출되는 지출에서 약간의 변화만 일으켜도 그 효과는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참여정부에서도 얼마 전부터 선도 부처를 중심으로 총액예산제를 도입하여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도 정부예산에서는 균형예산을 중시해서 지출에 대한 혁신의지는 부족한 듯 하다. 민간기업에서와 같이 마른수건도 다시 짤 만큼 철저한 원가의식은 없다 하드라도 눈에 보이는 방만한 예산지출에 대한 문제의식마저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혁신을 한다고 해도 국민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정부혁신,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행사를 끝내고 올림픽대로를 따라 한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제 정부혁신도 약간의 시행착오는 있을지 몰라도 저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혁신이 마치 정권의 목표인양 대통령에서 말단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범정부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외치면서 몰입해 온 지난 4년여를 돌아보면서, 우리나라 헌정사상 현 정부처럼 지속적으로 혁신을 강조한 시대가 어디 있었던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참여정부는 국제적으?이 혁신 4단계 이상으로 진입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많이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혁신피로감이 나타나고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혁신성과에 대한 국민체감도는 여전히 차가운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그러나 누가 무어라 해도 고객지향적인 정부혁신, 전자정부로의 혁신, 균형된 성과평가와 책임행정 구현을 가능하게 한 BSC시스템 구축, 학습조직으로의 조직문화혁신 등은 큰 변화이자 발전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이러한 혁신의 성과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고 앞으로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하면서 혁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묵묵히 걷고 있는 대한민국 공무원들에게 심심한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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